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기억과 감정의 관계를 작업을 통해 말한다. 작품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특징은 사물이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고 일렁이는 듯 흐리게 표현된 것이다. 함미나 작가만의 이러한 표현은 유년시절의 경험에서 얻은 시각적 잔상의 영향으로 보인다. 작가는 안개가 잦고 나무와 풀숲이 있는 바닷가에서 자랐다. 그 흐릿한 풍경에서 작가는 편안함을 느꼈을까. 시력이 좋지 않았던 작가는 안경을 벗은 채 안개가 낀 바다와 주변 풍경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당시 작가의 시각으로 본 고향의 모습은 작업에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 한편 이와는 상반되는 감정과 분위기의 또 하나의 경험에서 작가는 동일하게 일렁이는 시각적 잔상을 얻는다. 그 경험은 유년시절 작가가 유괴된 사건이다. 유괴범과 함께 이동했던 길과 장소, 만나고 지나쳤던 사람들의 행동은 작가의 기억에 깊고 집요하게 남게 되었다. 시력이 좋지 않은데다 울고 있었기 때문에 만났던 모든 사람들의 모습은 작가의 그림처럼 흐리게 보였고, 일렁이듯 기억되었다. 그 일렁이는 듯한 화풍을 토대로 작가는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느껴지는 감정을 작업한다. 작가의 기억과 감정에서 출발한 형태와 색 역시 보이는 그대로가 아닌 보는이의 경험과 느끼는 감정에 따라 무수히 많은 상상과 감상을 얻게 되기를 작가는 기대한다.  

AR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