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덩굴
이현호
안녕하세요. 골든핸즈프렌즈 입니다.
날씨가 추운데 어찌 잘 지내고 계신가요.
서서히 기온이 오르는 걸 보니 꽃 피는 춘 삼월이 성큼 다가오고 있나 봅니다.
따듯한 햇살, 산책길에 만날 꽃망울과 연둣빛 새싹이 무척이나 기다려지네요.
저희는 이현호 작가님과 함께 개인전 <참새덩굴>을 열었습니다.
지난해 11월에 예정되어 있었던 전시였는데 이러저러한 사정과 풀리지 않는 작업의 고민이 있어 무거운 마음으로 전시를 미루게 되었습니다.
작가는 겨울을 보내며 고민은 뒤로하고 대상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언제부턴가 땅과 나무, 구조물을 빠른 속도로 뒤덮어 버리는 '덩굴'에 집중하게 되었고
작업 화면에도 덩굴이 뒤덮이게 되었습니다. 무서운 속도로 엄습하는 덩굴처럼 걱정과 근심이 깊어질 때면 손을 움직여 지점토를 빚고 사포로 갈고,
색을 칠해 참새를 만들었습니다. 추워 잔뜩 움추린 겨울을 보내며, 돌봄이 많이 필요한 시기의 어린 두 자녀를 양육하며,
몇시간 허락되지 않는 소중한 작업 시간을 지키기 위해 작가로서 가장으로서 이현호 작가의 두 어깨의 무게가 123 마리 참새 수 만큼이나 쌓여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2022년부터 만들기 시작한 겨울참새의 모습은 동글동글 통통한 모습이었습니다. 참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털 속에 공기를 잔뜩 가두어 부풀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지만 짠하기도 했던 작가는 부풀린 참새의 모습에서 자신도 비슷한 면을 보았습니다.
2024년 근래에 빚은 참새들 중에는 이층탑처럼 참새가 참새를 업은 것도 있습니다.
어쩐지 식구가 늘고 또 한 해만큼 먹은 나이와 쌓인 작업의 연수 무게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 중에는 부풀린 공기를 싹 빼고 날렵해진 참새도 있어요.
마치 자화상처럼 빚은 작가의 참새 123마리와 함께 2012년 아주 예전에 했던 작업부터 최근에 완성한 작품까지 이번 전시에서 펼쳐 보입니다.
이현호 작가의 시선의 변화와 작업의 변천을 느끼실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전시를 준비하며 그런 말을 나누었어요.
"과거가 현재를 살리네요" 정말로 열심히 작업했던 지난 날이 지금의 작가를 뒷받침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전시를 보러 와주세요. 환대합니다.
감사드리며,
골든핸즈프렌즈 드림.